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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맛집] DJ가 즐긴 '고향의 맛 -가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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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0-02-02 10:19 조회7,2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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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에 첫 선보인 ‘미원’은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은 조미료의 절대강자였다. 제일제당은 대상의 ‘미원’에 맞서기 위해 ‘미풍’이라는 새로운 상품을 출시했지만 참패를 맞았다. 그러나 1975년 제일제당 ‘다시다’의 등장은 조미료 시장의 '정권교체' 의 신호탄이었다. ‘미원’을 꺾은 ‘다시다’의 비결은 한 줄의 슬로건. 바로 ‘고향의 맛’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늘 고향의 맛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 미식가인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고향 전라남도의 맛을 늘 그리워했고 사랑했다.

'DJ가 먹는다' 는 말에 가짜 홍어는 절대 안 팔아

“5.18기념행사로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저희 호텔에 머무신다고 전달받았죠.” 일식집 ‘가매’의 안유성 대표는 그날을 회상했다. “홍어를 무척 좋아하신다는 말을 듣고 진짜 홍어를 구하기 위해 ‘홍어의 고향’ 흑산도로 직접 갔습니다. 한 가게에 들러 '진짜 흑산도 홍어인지 몇 번이고 다시 묻자' 가게주인이 도대체 누가 드시냐고' 고 되묻더군요. '김대중 대통령께서 드신다'고 하자 주인의 낯빛이 바뀌며 '그럼 자기네 말고 윗집에 가서 구입하라'며 흑산도 산이 아님을 고백하더라고요. 흑산도 주민들의 DJ를 향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죠."


‘DJ특선코스요리’, 맛있다고 2인분 포장 부탁해

안유성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광주를 방문할 때마다 식사를 전담했다. “1999년부터 광주에 오실 때마다 들르셨어요. 매년 5.18기념행사가 너무 기다려졌죠. 1년 동안 새로운 메뉴를 연구해 선보였으니까요.” 그렇게 탄생된 것이 바로 ‘DJ특선코스요리’. 전복 내장의 고소함과 담백함을 그대로 살린 ‘영양 전복죽’으로 시작해 등살, 뱃살 등 최고급 부위로 이뤄진 초밥과 참치를 잘게 다져 산뜻함을 살린 ‘웰빙 김초밥’까지 모든 것들이 DJ를 위해 만들어 졌다. “초밥이 너무 맛있었다고 청와대로 돌아가시는 길에 2인분 포장을 부탁시더라고요. 요리사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을 해주신 거죠.”

다급히 뛰어온 경호원, 주방장 밥도 뺏어가

“당뇨, 고혈압 등 지병이 좀 있으셨잖아요. 메뉴를 구성할 때도 최고 중점을 둔 부분이 건강이었어요.” 조미료를 쓰지 않는 ‘가매’의 음식은 재료가 중요하다. 좋은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이 승부수기 때문이다. “이휘호 여사께서 외출을 하시면 그렇게 좋아하셨대요. 라면을 드실 수 있어서요. 그렇지만 라면은 조미료 맛이 강하죠.” 요리사에게 메뉴는 최고의 고민거리. 매번 똑같은 음식만을 내놓을 수는 없다. 건강을 챙기면서도 중독성 있는 맛이 필요했다. “어릴 적 먹었던 보리굴비가 생각나더라고요. 보리굴비는 본래 일체의 조미료도 사용하지 않거든요. 곧바로 영광으로 달려갔죠. 그곳에서 자연 해풍으로 건조한 최상급 보리굴비를 구할 수 있었어요.” 보리굴비는 우리 조상들이 즐겨먹던 것으로 단단한 육질과 담백한 맛이 특징이며 사라진 입맛까지 돌아오게 한다. “쌀뜬물에 1시강 가량 담갔다가 요리를 하면 짠맛이 사라져요. 차가운 녹차에 밥을 말아 같이 드시면 최상의 진미죠. 이것이 우리 가매가 자랑하는 ‘녹차굴비얼음밥’입니다.” 결과는 그야말로 대만족. 이로 인해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생겼다. “굴비가 귀해 많은 양이 없었어요. 식사를 드리고 저도 먹고 싶어서 마지막 한 마리를 먹으려는데 경호원이 막 뛰어오는 거예요. 저를 보자마자 다급하게 보리굴비 한 마리 더 없냐고, 너무 맛있게 드셔서 꼭 필요하다고. 그래서 입맛 다시며 제 것을 드렸죠.

일식을 한식으로 재탄생 시키고 싶어

“해마다 하나의 메뉴를 탄생시키는 것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제 전공이 일식이지만 대통령의 건강과 입맛을 고려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전라남도의 맛을 담은 새로운 것이 만들어 지더라고요.” 현재 안유성 대표는 전라남도의 맛을 담은 한국형 일식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그 결과 2007년에는 ‘한국 국제 요리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일본은 ‘도미머리조림’과 같은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메뉴를 연구합니다. 저는 한국의 땅에서 자라는 재료로 한국의 맛을 담고 싶어요. 성공한다면 그건 일식이 아니라 한국의 음식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겠죠.”

뉴스방송팀 강대석·최영기 기자



동아일보2010년1월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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